취향저격 맛집

은마상가 옛추억을 소환하는 떡볶이 - 만나 분식

키르히하이스 2021. 12. 31. 11:26

은마상가 옛추억을 소환하는 떡볶이 - 만나 분식

최근에 은마상가를 다녀온 뒤 근처에 또 볼일이 있어서 이번 방문에는 지난번에 다음에 먹어야지라고 다짐했던 떡볶이 집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은마 종합상가 자체도 오래되었기 때문에 거기 입점한 가게들도 오래된 전통을 간직한 곳들이 많습니다.

그중 한 곳이 이번에 방문한 만나 분식입니다. 언제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와이프가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다니던 곳이니 엄청 오래된 곳은 맞습니다 ㅎㅎㅎ 가게에서 일하시는 아저씨를 보고 와이프가 '나이 많이 드셨네'라고 하는데 아저씨도 당신을 알아봤다면 '많이 늙었구나'라고 했을 겁니다. 참 세월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 빨리 갑니다.

 

여행스케치의 노래 중에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가사 중 "지금도 떡볶이를 좋아하니 요즘도 가끔씩 생각하니 자율학습 시간에 둘이 몰래 나와 사 먹다 선생님께 야단맞던 일"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가끔 떡볶이를 먹을 때 가사의 내용과 같은 옛 경험이 떠오릅니다.

저는 차를 가져가서 대곡초등학교 맞은 편의 큰길 쪽에 주차 후 지하로 들어갔는데 이렇게 들어가면 만나 분식을 찾기가 꽤 어렵기 때문에 쉽게 찾는 입구는 따로 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은마상가 지하 상가 B블럭 7 출입구

저는 B블록 7번 출입구로 들어갔는데 이곳으로 들어가신 뒤 위 사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한 선을 따라가시면 지난번 추천해 드린 수제비, 칼국수 맛집인 산월 수제비는 가깝습니다.

제가 들어간 입구는 B블록인데 위 사진의 파란색 선을 따라 A블록으로 이동 후 쭉 직진하시다가 아래 그림과 같이 약간 왼쪽 위 모서리 쪽을 찾아간다는 느낌으로 가시다 보면 거의 끝쪽에 만나 분식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지하 상가 던전에서 길찾기

만나 분식 메뉴

만나분식 메뉴

분식집답게 떡볶이부터 라면, 오뎅, 튀김, 순대, 김밥 등 다양한 메뉴가 구비되어 있는데 메뉴를 보다 보니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보고 싶은 충동이 들더군요.

만나분식 코스

 그런 저의 마음을 사장님도 이미 아시는지 정식과 코스 요리가 있었습니다 ㅎㅎㅎ 

 

정식요리

- 만나정식 : 떡볶이, 계란, 만두, 오뎅, 튀김 1개 = 4,500원

- 만나모듬 : 떡볶이, 계란, 만두, 오뎅, 튀김 2개 = 5,000원

 

코스 요리

- A코스 : 떡볶이, 사리, 튀김 1개, 만두 1개, 계란 1개, 오뎅 = 6,000원

- B코스 : 떡볶이, 순대, 튀김 2개, 만두 1개, 계란 1개, 오뎅 = 7,000원

 

저는 모든 분식이 총집합되어 있는 B코스가 땡기더군요. 옆 테이블을 잠시 살펴보니 건장한 청년 두 명이 각자 하나 씩 시켜 먹고 있길래 저도 와이프와 각자 한 개씩 따로 시켜 먹자고 했으나 와이프가 코스 하나면 충분하다고 하더군요. (뭐지? 오늘 와이프가 쏘기로 한 날인데... 짜치게 하나로 입 닦으려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 학창 시절에 친구랑 와서 하나 시켜서 나눠먹어도 충분했다며...

난 학창 시절의 당신의 친구가 아니다!라고 말했으나 일단 먹어보고 모자라면 추가로 시켜준다고 하여 일단 수긍했습니다. (난 더 먹을 거니까!!)

 


B코스

만나분식 B코스
만나분식 B코스 오뎅

떡볶이처럼 조리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 음식들이거나 튀김, 순대류가 포함되어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빠르게 서빙이 되었습니다.

예전 미국에 있을 때 패스트푸드가 왜 패스트푸드인지 알게 된 경험이 있는데 미국은 패스트푸드점과 뷔페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슬로우푸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국은 거의 모든 음식이 패스트푸드라 급하고 배고픈 사람들에게는 천국 같은 곳입니다 ㅎㅎㅎ

 

B코스는 다양한 분식이 하나로 어우러져 나오니 생일 상을 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더군요. 떡볶이는 예전 어렸을 때 먹던 친숙한 밀가루 떡볶이인데 특별하다기보다는 추억을 떠올리는 맛이었고 순대는 떡볶이와 버무려져 있으니 순대 볶음을 먹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튀김과 만두는 서빙 전 한번 더 바싹하게 튀긴 뒤 떡볶이 국물에 묻혀 나오니 바싹하면서도 촉촉해서 기분 좋게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2명이 사이좋게 나눠먹으라고 가위로 중간을 한번씩 잘라서 제공해 주시니 싸울 일이 없어 좋더군요 :)

모든 국물 요리는 제가 예전에 헬리코박터균 보균자가 된 적이 있어 그 이후로 위생을 위해 따로 덜어 먹는 습관이 생겼기 때문에 국사라를 하나 받아서 나눠먹으려다가 문화인답게 오뎅을 하나 추가했습니다.

만나분식 오뎅

더 맛있어 보이는 따로 주문한 오뎅은 와이프에게 양보하고 저는 B코스에 포함된 오뎅을 먹었습니다. 더 맛있는 건 사는 사람에게 양보해야 하니까요 ㅜ.ㅜ

 

양이 부족하면 다른 음식들도 주문해 먹으려고 했는데 적당히 먹다 보니 배가 차오르더군요. 마치 제가 와이프의 학창 시절 친구가 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쉽지만 다른 음식은 언젠가 다시 도전해 봐야겠더군요.

 

총평

학창 시절 한 떡볶이를 먹어봤기 때문에 예전 그때 그 느낌을 떠올리게 하는 맛과 감성이 있었고 B코스의 양도 배고픈 학생들을 위해 넉넉하게 제공되어 상당히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배달 앱을 통해 분식을 주문시켜 먹다보니 보통 12,000원~20,000원 하는 떡볶이를 먹다가 7,000원에 코스로 먹으니 가성비가 아주 훌륭하였습니다.

다음에 다시 방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만나 분식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만나 분식 바로 옆에 줄 서서 먹는 튀김집이 있는데 거기도 다음에 도전을 해봐야 할 듯합니다! 인생은 맛있는 것만 먹다 가기에도 짧으니까요 ㅎㅎㅎ

 

만나 분식 쉽게 찾는 법

만나분식 입구

아까는 어렵게 설명드렸는데 은마아파트 정문 입구 쪽에 지하상가로 내려가는 출입구가 위와 같이 하나 있습니다. 이곳으로 들어가시면 바로 우측 첫 번째 가게가 만나 분식이니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은 이쪽 경로를 이용하시면 쉽게 찾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여긴 못 찾을래야 못 찾을 수 없는 경로)

 

위치

오랜만에 와이프에게 얻어먹은 맛집 소개였습니다! 21년 한 해가 벌써 저무는 마지막 날이네요. 한 해를 돌아보며 새롭고 희망찬 새해를 잘 맞이 하시길 바라겠습니다!!